1. 줄거리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마 숭배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를 배경으로,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 전문가들이 어둠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오컬트 액션 영화입니다. 도입부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원(경수진)이 병원에 입원 중인 동생 은서(정지소)의 이상증세를 관찰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은서는 점점 악령에 잠식당하는 듯한 기이한 증상을 보이고, 정원은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합니다. 고민 끝에 정원은 도시의 비밀스러운 퇴마 조직 ‘거룩한 밤’ 사무실을 찾게 됩니다.
‘거룩한 밤’ 팀은 괴력의 해결사 바우(마동석), 구마 의식과 주술에 능한 샤론(서현), 그리고 만능 정보 담당 김군(이다윗)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의뢰인의 요청을 받아 악마와 그 숭배자들을 처단하고, 피해자들을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바우는 과거의 상처와 개인적 이유로 정원의 의뢰를 처음엔 거절하지만, 정원의 간절함에 마음이 움직여 팀원들과 함께 은서가 입원한 병원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바우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악의 기운을 감지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점차 확장되어, 단순한 악령 퇴치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의 악한 본성과 결탁한 오컬트 집단의 거대한 음모와 맞물리게 됩니다. 악마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인간 내부의 약점을 파고들며, 헌터들의 싸움은 점점 더 복잡하고 치열해집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각자의 신념과 내면의 갈등, 그리고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가 드러나며, 주인공들은 물리적 액션뿐 아니라 심리적·철학적 대결까지 펼치게 됩니다.
결국 ‘거룩한 밤’ 팀은 팀워크와 각자의 능력을 총동원해 악마와 오컬트 집단의 음모를 분쇄하고, 은서를 구해냅니다. 영화는 권선징악의 명쾌함으로 마무리되지만, 선과 악, 신념과 현실 사이의 복잡한 질문을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2. 특징 및 촬영 배경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한국 오컬트 장르의 전통과 서양 엑소시즘 영화의 문법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헌터’와 ‘데몬’이라는 설정입니다. 헌터들은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종교적 의식과 비밀스러운 지식을 바탕으로 훈련된 인물들로, 각자 독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데몬들은 인간의 약점을 파고드는 실존적 악의 세력으로 묘사되며, 점점 더 강력해지고 진화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영화의 촬영은 어두운 도시, 폐쇄된 수도원, 병원 등 현실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감독 임대희는 동양철학과 샤머니즘, 전통 굿과 무녀 등 한국적 오컬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존의 서양식 엑소시즘과 차별화된 미장센을 구현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 구마의식 장면에서는 라틴어 주문과 한국 전통 의식이 혼합되어 등장하며, 신성한 기운과 인간적 고뇌가 교차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영화 개봉에 앞서 네이버 웹툰에서 프리퀄 《거룩한 밤: 더 제로》가 연재되어, 바우와 요셉의 과거, 그리고 ‘거룩한 밤’ 팀의 탄생 배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웹툰은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캐릭터의 깊이와 세계관을 보완해주며, 팬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합니다.
3. 총평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마동석 특유의 시원한 액션과 오컬트 장르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시도로, 한국형 오컬트 액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액션 쾌감과 ‘검은 사제들’의 구마의식을 결합해, 오락성과 장르적 재미 모두를 추구합니다. 특히 마동석의 파워풀한 액션, 서현의 냉철한 카리스마, 이다윗의 유머와 팀워크가 어우러져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다만, 완성도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평가도 있습니다. 일부 평론가는 “범죄도시의 하위호환”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으며, 오컬트 장르의 무게감이 액션과 유머로 희석되어 깊이 있는 메시지는 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대중적 화제성을 입증했고, 마동석표 오락영화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선과 악, 신념과 현실, 인간의 내면적 갈등 등 다양한 주제를 오컬트 액션이라는 장르 안에서 풀어내며, 단순한 퇴마 액션을 넘어선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오락성과 장르적 쾌감, 그리고 한국적 오컬트의 독특한 매력을 모두 경험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